사람마다 영화를 고르는 기준이 있기 마련인데 내 경우는 감독, 배우, 스토리, 느낌 순으로 고른다.

'비스티 보이즈'를 골랐던 건, '용서받지 못한 자'의 윤종빈 감독이기 때문이었고, 게다가 하정우가 나왔기 때문이다.

영화를 본 뒤 윤종빈 감독에겐 약간의 실망을, 하정우에게는 또 한번의 감탄을 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감정 기폭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웃기지도, 슬프지도, 불쌍하지도, 화나지도 않는다. 그저 화면을 볼 뿐이다. 그러한 일상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이 영화는 성공한 것이겠지만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영화가 가치 있는 것일지는 잘모르겠다. 홍상수 역시 일상을 그리지만 그의 영화엔 감정이 있다.

승우의 박탈감, 분노, 자존심, 집착들이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가슴에는 와닿지 않는 건 연기의 괴리감일까 스토리의 괴리감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충격적인 장면들이 곳곳에 배치됐지만 그 어느 장면 하나 충격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너무 동떨어진 느낌이랄까. 연기가 연기처럼 보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영화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별다른 감흥없이 일직선을 그으며 전개되는 영화. 따분해도 무언가 남는 영화와는 달리, 남는 게 없어 더 슬픈 영화이다.

오로지 남는 건 비굴, 비열하기 짝이 없는 재현과 그 역을 연기한 하정우가 겹쳐보였다는 점. 그리고 오로지 남는 한가지 장면은 "칫솔이 왜 이렇게 많아"라는 승우의 칭얼거림 정도?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화려하다! 단 하루를 살아도 느낌있게..."라는 카피처럼 화려한 밤만이라도 제대로 보여줬다면 재미있는 영화로 남지 않았을까 싶다.

p.s 그나저나 윤진서, 이제 이미지 변신 좀 해야하지 않을까. 너무 한 이미지에만 갇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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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3 16:24 2008/05/1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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