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놈놈놈'을 재평가하자면 멋진 놈, 불쌍한 놈, 비열한 놈이 아닐까 싶다.
멋진 놈, 정우성
개인적으로 정우성이 멋지다는 생각을 별로 해본 적이 없다. 보통의 여자들과는 다르게. 그렇게 생각했던 건 아마도 정우성이 자신의 매력을 100% 뽐내는 작품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서 정우성은 연기력은 차치하고서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멋진 매력을 100% 다 발휘한 것 같다. 정우성만 나오면, 그 장면은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간지' 작렬이다.
길고 잘뻗은 몸매로 뭘 해도 폼이 나니 화려한 액션과 더불어 눈을 즐겁게 해준 멋진 놈이다.
불쌍한 놈, 이병헌
최고가 아닌 자신에 집착하는 이병헌은 불쌍한 놈이다.
갖은 망령과 싸워야하고, 적은 있으나 어딜 가나 자신의 친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최고인 척 그렇게 맹렬히 싸우며 살아야하는 것이다.
딱히 재물에 집착하지도 않고, 인생을 사는 데 별 재미가 없어 보이는 이 놈은 그래서 불쌍한 놈이다. 그리고 싸움에 있어서는 다른 누구보다도 오히려 정공법을 택하는 비열하지 못한 놈이다.
비열한 놈, 송강호
사람들의 극찬처럼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역은 송강호가 분명하다. 이상한 말과 행동들로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사람 역시 송강호이다.
그러나 그 웃음 뒤의 송강호를 벗겨 보면 송강호는 세 놈 중 가장 비열한 놈이다. 송강호는 아닌 척 어물쩡 넘어가기, 위기를 위트로 극복하기 등등의 달인이다.
그 유쾌함에 사람들은 잠시 어쩌면 송강호가 좋은 놈이라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송강호에게 당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송강호는 결코 착하지 않다. 오히려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비열한 놈인 것이다.
특히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의 송강호는 압권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 때문에 참겠다.
'놈놈놈' 개인적으론 재미있게 봤으나 요즘 이 영화를 놓고 온갖 설전들이 오가고 있다. 사실 어떤 영화나 재미있다, 재미없다 평들이 나눠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유독 이 영화가 논란의 중심에 선 건 이 영화 관련자들이 영화에 대한 혹평을 기를 쓰고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영화에 대한 다양한 비평들을 조금 겸허하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의 데뷔작 [조용한가족]을 통해 김지운 감독을 처음 알았고, [반칙왕]을 보면서 송강호의 무한 연기발전(?) 가능성을 눈치챘으며^^ [장화,홍련]을 통해 배우 염정아의 놀라운 연기력에 박수를 보냈고, [달콤한 인생]을 통해 "아~ 이병헌도 연기가 되는구나!" 라는 건방진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이번 놈놈놈을 통해 여전히 송강호는 멋진놈^^ 이란걸 다시한번 느꼈고, 왜 이병헌은 달콤한 인생을 뛰어넘지 못할까? 아쉬웠으며, 역시 연기력은 쫌 안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