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동경? 추억?

오늘/야스락야스락 2007/09/10 13:01 Posted by 임지

TV, 영화, 소설까지..
각종 매체에 '서른'이 넘친다.
서른은 다른 나이에 비해 더 특별한 나이인 걸까?

서른에 관련한 노래도 유독 많다.
가장 많이 사랑받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부터 시작해서,
노래 마을의 '나이 서른에 우린',
여행스케치 '서른을 바라보며',
박상민 '서른이면'
김완선 '서른의 노래'까지..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드라마도 마찬가지.
'9회말 2아웃'의 주인공들은 죄다 서른이고,
서른살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
'내 이름의 김삼순'의 김삼순도 서른이었다.

또 서른을 아우르는 소설은 셀 수 없이 많다.
다 나열하지 못할 정도로..

각종 문학과 음악, 드라마에 서른이 넘쳐 흐르는 건
서른이 특별하기 때문일까?


공자는 서른에 '이립(而立)'했다고 했다.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나이 어린 친구들도 '어서 빨리 서른이 되고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 역시 아직 서른은 안됐지만..
빨리 서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해왔다.

그 이유는 왠지 서른이 되면, 뭔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었다.
서른이면, 성공을 했든 하지 않았든..
내 삶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안정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

그런데 요즘은 서른이 되는 것이 두렵다.
그리고 서른을 그리고 있는 드라마, 소설, 음악들을 보고 들으며 공감하고, 또 공감한다.

서른을 그리고 있는 작품들의 공통점은,
'서른은 안정적이지 않다'라는 게 아닐까 싶다.
누구의 시처럼 '서른, 잔치는 끝났다'라는 건 이제 구시대적인 개념이 아닐런지.

영화나 드라마, 소설 속 그들은
서른에도 끊임없이 방황하고, 고민하고, 두려워한다.

내가 또는 우리가 이상적으로 그리고 있던 서른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때로는 세상에 타협하고,
사랑을 고백하고 싶어도, 내 앞에 놓인 수많은 환경 제약들을 생각하며 망설이고,
조그마한 일에 토라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데 정답을 찾지 못해 헤매이고,
새로운 도전에 망설이고,
다른 나이대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나약할 수밖에 없는 나이,
서른 역시 그러한 나이이다.

어제 MBC 드라마 '9회말 2아웃'이 끝났다.

이를 두고 이어지는 비판의 목소리 중 하나는,
홍난희는 서른임에도 어김없이 예뻤다라는 것이다.
김삼순처럼 마스카라 번지며 울지도 않고, 뚱뚱하지도 않고,
여전히 너무 예뻤다는...

그런 비판을 들으며 반문한다.
서른은 예쁘면 안되는 것인가?

왜 서른이 된 사람들은 '아줌마' 또는 '아저씨' 대열에 합류해
솔직하고, 망가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기대하는 것일까?

서른,
너무 어리지도, 너무 늙지도 않은 나이다.

'젊음'을 동경하며,
새로운 도전을 해도 늦지 않은 나이일 것이다.

다만,
우리가 겁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벌써, 서른인데..
20대의 꿈은 이미 지나가버렸는데..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건 위험한 일이 아니냐고..

'9회말 2아웃'의 홍난희는,
소설쓰기에 도전해왔고,
오랜 친구관계에 '사랑'을 끌어들였다.
그리고 이젠 진정한 '편집자'의 길에 접어들기 위해 심호흡하는 것으로 보였다.

도전을 겁내면서도..
시행착오를 겪으며, 한걸음씩 내딛는
서른의 모습이 왜 예쁘면 안되는가?

나는 이제껏 서른을 동경해 왔다.
지금도 동경한다..

다만 예전에는 안정적인 모습의 서른을 그려왔다면...
지금은 서른이 돼도,
여전히 많은 것들에 도전하는
예쁜 서른이 됐으면 좋겠다.

당신들은 '서른'을 동경합니까?
또는 '서른'을 추억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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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13:01 2007/09/1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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