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대문을 바꿨습니다.



글꼴 디자이너 최형환(@hyunghwan) 님께서 '플레이홀릭'이라는 블로그 타이틀을 손글씨로 써주셨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처음 알게된 분인데, 제 블로그 타이틀도 써달라는 요청을 흔쾌히 들어주셨지요.
글꼴 디자이너 최형환님에게 궁금한 점 몇가지를 물어보았습니다. 글꼴은 물론 최형환님에게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인터뷰는 메신저로 진행했습니다. 좀 정리를 하려고 했는데, 시간도 없고 제 컨디션도 좋지 않아 거의 그대로 올립니다.)
- 당신은 누구신가요?
"한글을 정말로 좋아하고 한글을 잘 만들고 싶은 스물여덟의 글꼴디자이너 최형환입니다."
- 특별히 한글을 좋아하는 이유라도?
"원래는 영어가 확실히 완성도도 높고 주욱- 썼을 때 예쁘다고 생각했었는데 대학 3학년 편집디자인 수업 때 한글로 편집물을 만들다 한글의 매력에 빠져들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 했었던 한글 서예의 영향도 있었던 것 같구요."
- 손글씨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중학교 2학년 때 인 것 같습니다. 당시 노트필기가 많아 글씨 쓸 일이 참 많았는데, 제가 어릴때 부터 글씨를 잘 쓰는 편이 아니어서 삐뚤빼뚤한 내 노트를 보면 저부터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라구요. 그러다 '예쁜 글씨를 따라 써보자'라고 생각했었는데 당시 제가 좋아하던 '광수생각'의 광수체를 보고 따라 쓰곤, 아니 따라 '그리곤' 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최근 캘리그라피나 손글씨의 영향으로 대학 전공 때 디자인과 접목해 사용하다 보니 전문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네요."
- 글씨는 악필인데, 손글씨를 '그리는' 건 가능한 건가요?
"네! 저 정말로 악필이예요. 요즘도 정신을 놓고 그냥 쓰면 저도 잘 못알아봐요. 원래 글씨는 필력도 없고 흐물흐물... 그래서 글씨를 그림과 같이 이미지화 해서 인식했었습니다. 글씨를 '쓴다'고 하지만 '그린다'는 것으로 생각해서 검은색 부분을 따라가는 느낌이랄까... 그리는 것이 맞을거예요."
- 손 글씨의 매력은 뭔가요?
"그때 그때 쓸 때마다 다른 것. 글씨를 보면 쓴 사람의 성격이나 감정이 느껴지는 것. 컨디션이 좋을 때 글씨를 쓰면 글씨도 더 예쁘게 써지더라구요. 술 마시고 써도 평소와 다른 느낌이 나오기도 합니다. ㅋ"

- 본인이 지금까지 쓰신 손글씨는 대략 몇 종류?
"손글씨 일기를 쓰고 있어요.(미니홈피 참고바람 ^^) 매일마다는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쓰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지금은 꽤 많은 분량이 누적됐고, 상업적으로 쓰인 적은 한 10건 되는것 같네요."
- 공중파에도 손글씨가 소개됐죠?
"운좋게 공중파 TV CF에 들어가는 손글씨를 쓰게 되서 그걸 보시고 지인이나 디자인 회사에서 요청 받는 일도 생겼었어요."
- 사인 대신 손글씨 써주는 일이 많죠? 저도 그랬고.
"별로 없는데요.. ㅋㅋ 최근 트위터 오프 모임 나가서 그런 일이 생겼습니다. 아직 프로 캘리그라퍼 분들 같이 손글씨를 전업으로 쓰는 건 아니고 솔직히 프로답게 잘 쓰는 수준도 아니어서 황송한(?) 느낌입니다. 물론 기분 좋은 일이지요. :-)"
- 손 글씨 개발(?)은 주로 어떻게? 어디서 영감을?
"제 손글씨의 시작이 글씨 잘 쓰는 분들의 예쁜 글씨를 참고한 것이었는데 여전히 좋은 글씨들이 제 교과서이자 작업 소스가 됩니다. 필체나 느낌을 보고 정말 잘 쓴 건 따라 써보기도 하고.. 그런데 쓰는 사람이 다르다 보니 따라 써도 똑 같지 않고 제 개성이 알게 모르게 들어가요. 그렇게 연습하다 보면 제 스타일이 몇 개 잡히는 것 같더군요. 한글에서 글씨를 쓰는 방법이 기본 원리가 있어서 최근 글씨들을 보면 몇 가지 필법으로 나눠지고 있습니다. 쓰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하고 나만의 글씨에 대해 고민해봅니다."
- 서예를 했기 때문인지 손글씨에서 서예 냄새가 많이 나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머니께서 절 서예학원에 보내셨는데 특이하게도 어머니는 한글 서예를 시키셨어요. 서예학원에선 주로 한자를 가르쳐 주거든요. 그 때 많이 썼었던 궁서체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 아, 한글 서예. 정말 특이하군요.
"근데 심오한 정신세계의 경지까지 끌어올리는 서예의 세계까지 다가가기는 어렵겠지요. 전 그냥 어렵게 접근하기 보다 누구나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예쁜 한글을 더 예쁘고 아름답게 보이도록 즐겁게 글꼴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군요. :-)"
- 손글씨는 일반 사람들도 쉽게 배울 수 있나요?
"네- 물론입니다. 그런데 전 펜글씨는 배웠다기보다 제가 연구해 오랫동안 써왔던 것이거든요. 하지만 이런 것도 어릴 때 배웠던 서예나 지금 수강하고 있는 어릴 때 배웠던 서예나 대학 3, 4학년 때 서예과 전공 수업 때 서예수업을 들었던 경험, 그리고 최근 듣고 있는 캘리그라피 강좌를 통해 더욱 폭넓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손글씨를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손글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캘리그라피 강좌를 많이 듣고 이런 수요에 따라 캘리그라피를 가르쳐 주는 곳이 많이 생겼습니다. 캘리그라피를 대중에게 널리 인식시킨 김종건 님께서 운영하는 필묵(www.philmuk.co.kr)이나 멋진 한글 손글씨로 유명한 강병인 님의 술통(www.sooltong.co.kr), 영화 타짜, 쌍화점 손글씨로 널리 알려진 이상현 님의 심화(www.shimhwa.co.kr) 강좌 등 여러 분들께서 강좌를 열고 계세요."

- 지금까지 손글씨를 써오면서 가장 뿌듯했었던 순간은?
"아무래도 최근 공중파를 탔던 TV CF 손글씨 겠죠. 펩시 넥스 콜라 TV CF로 좋은 기회에 쓰게 되었는데
CF 주인공이 '꽃남'으로 유명세를 탄 이민호여서 광고가 많이 부각돼 광고에 들어가는 손글씨도 덩달이 주변에 어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CF에 제가 참여했다는 것 자체로도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 주더라구요.
정작 15초짜리 광고에 제 손글씨는 0.5초 정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만... ^^ 그런데 이런 결과적인 것 말고도
무엇보다 제 손글씨 예쁘다고 칭찬해 주시는 분들이 계실 때 기뻐요. 칭찬은 ㅊㅎㅎ를 춤추게 합니다. :-)"
- 앞으로 하고 싶은 걸 말씀해주세요~
"손글씨를 잘 쓰고 싶어서 손글씨를 쓰다가 어쩌다 일같이 사용되기도 했지만 제 본업은 폰트 디자이너입니다. 앞으로 우리 한글 폰트가 시장에 참 많이 나와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좋은 한글 폰트가 많지 않다고 합니다. 앞으로 좋은 한글 폰트를 남기는 폰트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물론 우리가 평소 많이 쓰는 바탕(명조)이나 돋움(고딕) 같은 오랫동안 두고두고 쓸 수 있는 담백한 폰트를 만들고 싶네요. 물론 손글씨도 꾸준히 쓰다보면 손글씨를 접목한 폰트나 좋은 손글씨 작품도 할 수 있겠구요. 폰트 + 손글씨 해서 글꼴 디자이너로 불리고 싶습니다."
2009/09/16 17:20
2009/09/16 1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