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스턴 리걸이라는 미국 드라마를 보고 있다. 미국에선 2008년 12월에 이미 종영한 드라마로 시즌 5까지 나왔다.

보스턴 리걸은 '크레인, 폴 & 슈미트' 로펌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법정 드라마이다. 매회 특이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하고, 법정에서 이들이 펼치는 변론은 감탄스러울 지경이다. 코믹한 요소들도 적절히 어우러져 있어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게만 보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문득, 무릎을 탁 치게 됐다. 왜 이런 드라마를 그냥 재미있게 보기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보스턴 리걸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일들에 물음표를 던진다. 정말 괜찮은 걸까? 이대로 넘어가도 괜찮겠어?라고 묻는다. 그리고 소송을 제기한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넘어간다. 모든 것은 그냥 다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스턴 리걸은 그 잘못의 원인을 찾으려고 애쓰고, 문제를 제기한다.

HIV에 걸린 한 중학생은 순결 교육을 시킨 학교를 고소한다. 순결만을 교육하고 강요하면서 콘돔 사용법 등 피임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이다. 어찌 보면 황당하기도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그건 잘못된 교육에 대한 정당한 지적 행위였다고 할 수 있다.

또 드라마의 주인공 중 한명인 앨런 쇼어의 비서인 멜리사는 세금을 내지 않아 연방 소득세 탈세로 긴급 체포 되는데, 멜리사는 미국이 너무 창피해 세금을 내지 않겠다며 재판을 건다. 미국이 거짓 정보들을 바탕으로 전쟁을 하고, 포로들을 고문하는 등 부끄러운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금을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세금을 낼만한 행동을 하라고 일깨우는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다.

또 메사추세츠 주 콩코드는 미국에서 분리 시켜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공부를 너무 많이 시켜 아이가 졸음 운전으로 죽었다고 소송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특이한 소송들을 보면서 나는 민주주의는 '시' 같은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는 김용택 시인이 특별 출연해 시에 대해 강의한다. 그는 시는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늘 보는 사과라고 해도 그것을 그냥 사과라고 보지 않고, 천천히 그저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사과가 아니라 그것이 가진 다른 면들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민주주의도 비슷한 것 같다. 상투적인 얘기 같지만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고, 주변을 둘러보면 많은 것들이 민주주의 원칙에 의해 흘러간다. 우리 일상 하나하나가 민주주의인 것이다. 곧 있을 6월 2일 지방선거 때 투표를 하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고, 내가 내 블로그에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는 것, 공영방송을 지키기 위해 벌였던 MBC의 파업 등도 모두 우리 주변의 민주주의이다.

그리고 보스턴 리걸에 나왔던 것처럼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 또는 불만인 사항들에 대해 토로하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도 모두 민주주의이다. 내 의사를 자유롭게 내보이고, 내 권리를 행사하는 모든 것이 민주주의인 것이다. 민주주의가 어디있는지 애써 찾으려 하지 않아도 내 주변과 일상을 잘 바라본다면 마치 '시'처럼 발견하고,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곁에는 늘 민주주의라는 시가 살아 숨쉬고 있다. 그리고 당신도 그 시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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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무엇인지 바라보고, 시인이 되어 보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는 민주주의 UCC 공모전을 펼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언제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깨닫는 지를 동영상이나 사진, 만화, 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공모는 6월 15일 화요일 오후 5시까지이며, 블로그(http://civicedu.tistory.com/14)에 트랙백을 거는 방식으로 접수 받는다. 대상 1명에게는 상패와 상금 300만원이, 최우수상 2명에게는 각 상금 100만원 등이 걸려 있다.

내가 생각하는 민주주의, 우리 모두 시를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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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31 18:34 2010/05/3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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