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그렇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인생을 두 번 사니까. 처음에는 실제로, 그 다음에는 회고담으로. 처음에는 어설프게, 그 다음에는 논리적으로. 우리가 아는 누군가의 삶이란 모두 이 두번째 회고담이다. 삶이란 우리가 살았던 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며 그 기억이란 다시 잘 설명하기 위한 기억이다.
김연수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을 했다. 그 책은 소외감을 느끼게도 했고, 부끄러움을 느끼게도 했고, 부러움과 연민과 욕망을 느끼게도 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위로가 됐던 한 구절이 바로 위에 인용한 글이다.
나의 삶에 대해서 회의가 들 때,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 때, 이 글을 떠올리면 많은 힘이 될 것 같다.
우리의 삶은 하나가 아니다. 지금 어설프게 살아가고 있는 이 실제의 삶은 시간이 지난 뒤 보다 논리적으로 정돈될 수 있는 삶이다. 인생의 오류라고 생각하는 일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라고 생각하는 일들을 고쳐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지나간 일은 이미 어찌할 수 없는 것들 뿐이다.
두번째 회고담을 위해 앞날을 희망적으로 살아간다라는 게 우스운 역설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시간이라는 건 사람을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에 살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시간이라기보다는 기억이다.
지난 날에 대한 변명이라기보다는 오류를 바로 잡고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라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