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 시간대면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화장하는 여자들을 간혹 볼 수 있다. 처음에는 그 모습이 너무 보기 싫었다. 어떻게 지하철에서 화장을 하지? 부끄럽지도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 한심해 보이기도 했다. 집에서 조금만 서두르면 화장 충분히 하고 나올텐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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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인터넷 서울신문>


그런데 최근 그런 여자들의 모습이 갑자기 이해되기 시작했다.

나는 매일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버스를 타면 꼭 나보다 먼저 탄 여자분 한 분이 화장을 하고 계신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화장을 한다라는 게 신기했다. 그러다 버스에 앉아서 그 분은 어떤 삶을 살까하고 상상해봤다.

아이가 둘쯤 있고 맞벌이를 하는 가정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침에 일어나 서둘러 아이들을 준비시키고, 아침을 간략하게 챙겨 먹고 이른 시간 버스를 탄다. 화장할 시간이 없었으니 버스에서 서둘러 한다. 대략 이런 모습이 그려졌다.

그 순간 두가지에 생각이 미쳤다.

한 가지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화장을 하는 건 어쩌면 고단한 삶에 대한 반증일지도 모른다는 것. 특히 요즘처럼 맞벌이를 하지 않고는 생활이 힘든 가족의 경우, 제대로 아침을 먹고 화장을 하고 출근까지 한다라는 건 그야말로 버거운 일일 것이다. 그래서 출근하는 도중에 화장을 할 수밖에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곤한 그녀를 조금만 이해해주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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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매일경제>


또 한 가지 들었던 생각은 왜 여자는 화장을 해야만 하는 걸까이다. 남자들 중에는 여자가 직장을 다닌다면 화장을 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체 왜 화장은 예의로 연결되는 지 이해할 수가 없다. 생얼로 다니는 게 헐벗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왜 화장한 얼굴을 예의를 차린 얼굴이라 생각할까? 그건 어쩌면 예쁜 얼굴을 보고 싶다는, 꾸몄다는 흔적을 화장을 통해서 보고 싶어하는 심정이 아닐까? 그렇다면 어쩌면 화장마저도 여성에게는 폭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

강용석 의원의 "사실 심사위원들은 (토론) 내용을 안 듣는다. 참가자들의 얼굴을 본다"나 "남자는 다 똑같다. 예쁜 여자만 좋아한다"는 발언은 어쩌면 우리 사회 생활에 팽배한 기준일 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는 그렇지 않은 척 하거나 입 밖으로 감히 말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직장 여성들이라면 화장을 하는 게 예의라는 생각이나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도 여자를 화장하게 만드는 힘은 바로 이런 예쁜 여자 콤플렉스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에서 화장하는 여자, 그들은 왜 그곳에서 화장을 할 수밖에 없는지 한번쯤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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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1 10:54 2010/07/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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