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어제 종영됐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죠. 저 역시 최근 방영작 중에서는 이 드라마를 제일 재미있게 봤습니다. 유치하면서도 유쾌한 사랑이야기가 오랜만의 설렘을 줬기 때문입니다.
이 드라마에 대한 다른 이야기는 차치하고, 저는 이 드라마에서 이야기하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배워야할 사랑의 기술이 많기 때문이죠.
1.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연애를 하다보면 이상하게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는 표현에 인색해집니다. 불쑥 사랑한다고 말하기 쑥스럽기도 하고, 새삼스럽기도 해서이겠죠? '말 안해도 안다'는 변명을 내세우기도 하죠. 하지만 사랑도 표현을 해야 자꾸 더 좋아지고, 설레는 것이 아닐까요? 또 표현을 자주 하다보면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하기는 하는 걸까?'하는 의심과 오해도 하지 않게 될 듯 합니다.
미호는 "웅아, 나는 네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라며 참 좋아한다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그런 표현을 하고 살아갈까요? 사랑한다고 말하는 건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닙니다. 사랑을 표현하는 거죠.
사랑한다는 걸 행동으로 보여주긴 참 어렵습니다. 눈빛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쉽지 않겠죠?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많이 이야기 해주세요. 꼭꼭 아껴서 나중에 중요한 순간에 이야기해야지 하다가 말할 수 있는 순간을 놓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2. 사랑하는 사람을 믿어주기
사랑에서 중요한 건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믿음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우리는 상대방을 끝없이 의심합니다. 이 사람이 혹시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닐까? 내게 뭔가를 숨기지는 않을까? 하고.
미호는 참 미련할 정도로 사람의 말을 잘 믿습니다. 대웅이가 장난을 쳐도, 진심 아닌 말을 해도 그 말을 다 믿어버리죠. 가끔은 별 생각없이 내뱉는 대웅이의 말에 상처 받는 미호가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미호가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무슨 말이든 다 믿어주고, 그러면서도 그 사람을 변함없이 좋아하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사랑하는 사람을 무조건 믿고, 좋아해주기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내가 늘 상대에게 진솔하다면, 상대방 역시 내게 늘 진솔할 거라 생각합니다. 이제 의심은 버려요~.
3. 곁에 있어주기
어쩌면 이게 가장 어려운 사랑의 기술이 아닐까 합니다. 사랑하니까 곁에 있어주는 거 그게 뭐가 어렵냐 싶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우리를 울렸던 장면들도 바로 이에 대한 문제였죠.
미호도 대웅이도 사랑하는 대웅이를, 미호를 죽게 내버려두고 싶지 않기 때문에 모질게 이야기해서라도 떠나려고 하죠. 미호의 구슬을 100일 동안 품고 있으면 대웅이가 죽게 되는 걸 알게 된 미호가 떠나려고 했을 때, 대웅이는 미호를 잡습니다. 자기만 혼자 살 수 없다며 어떻게든 방법을 찾자며 구슬을 돌려주죠. 미호의 마음도 대웅이의 마음도 모두 이해가 갑니다.
분명히 미호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대웅이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사랑한다면 함께 있어야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한 사람이 모든 걸 짊어지고 간다면, 그 짐을 짊어진 사람은 어쩌면 발 뻗고 잘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신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간 걸 아는 사람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까요? 결국 사랑을 이유로 떠났지만 두사람 모두, 사랑을 잃어버리게 되는 게 아닐까요?
나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고, 불행해진다는 생각은 어쩌면 자기 변명이자 착각일지도 모릅니다. 가장 견딜 수 없이 힘든 사랑은 바로 그 사랑이 깨어졌을 때가 아닐까요? 같이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사랑한다면 손을 꼭 잡고 곁에 있어줘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 닥쳐도 같이 있어줘야 한다고.
어제 마지막회에서 내일이면 사라질 사람에게 자꾸 내일이면 된다고 하는 장면들이 슬프게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내일이 당연히 있는 것처럼 여기며 살아갑니다. 그렇게 자꾸 내일을 위해 살다보면 오늘을 놓칠 때가 많죠. 당연한 것은 오늘이지 내일이 아닙니다. 오늘 할 수 있는 것들은 오늘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한다면 내일로 미루지 말고, 오늘 이야기하고, 오늘 곁에 있어주세요.
우리가 구미호와 사랑에 빠질 일도, 목숨을 내놓으며 사랑할 일도 사실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저 조금 힘든 상황이 있을 뿐이라 생각합니다. 표현하고, 믿어주고, 곁에 있어주는 것, 우리가 배워야 할 사랑의 기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