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데, 그 이유는 잘모르기 때문이다. 명작을 봐도 그 작품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 지, 어떤 의미가 있는 지를 모르기 때문에 그냥 대충 훑어보고 나오기 일쑤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나와 대화하기 보다는, 그저 내가 알아서 이해해야 하는 불친절한 곳이라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살아있는 미술관전'은 달랐다. 미술 작품들이 살아있다. 명작을 그대로 옮겨온 것은 아니지만 그 명작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 지, 어떤 내용을 담았는 지에 대해 관객과 대화한다. 그래서 더 친숙하게 다가오고, 보면 볼수록 흥미로웠고, 그야말로 전시를 즐길 수 있었다.

살아있는 미술관전은 크게 5가지 공간으로 나뉘는데, 첫번째 '왜 이렇게 보았을까'에서 만나는 '아니의 파피루스'부터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어떻게 놀라게 하는 지는 말하지 않겠다. 누구나 깜짝 놀랄 권리가 있으므로...

2번째 공간인 '신들의 세계'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조각상으로 손꼽히는 밀로의 비너스나 벨베데론의 아폴론, 사모트라케의 니케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여느 조각상처럼 보이지만 갑자기 살아 움직인다. 그 아름다운 몸을 감상하며, 신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은 여느 몰카보다도 훨씬 재미있다.

'과학으로 본 세상'이라는 3번째 공간에선 그림들과 본격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미켈란젤로가 성 시스티나 성당에 어떻게 천지창조를 그렸는 지를 설명하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어떻게 이뤄졌는 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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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알 듯 모를 듯한 야릇한 미소만 짓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그야말로 관객들과 대화한다. 관객이 모나리자 앞에 서면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사진은 사진 찍는 걸 피하는 것처럼 나왔지만...) 모나리자에게 왜 눈썹이 없는지, 나이는 몇살인지를 물을 수도 있다. 그러면 모나리자가 친절하게 대답해준다. 처음에는 미리 대답을 녹음해서 정해진 질문을 하면 그에 맞는 대답이 나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녹음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관객과 대화하고 있었다. 모나리자에게 궁금했던 점이 있다면 서슴없이 물어보라.

4번째 공간인 '그림은 기록이다'는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 그림들이 놓여 있다. 이제는 많이 알려진 밀레의 '만종'이 굶주려 죽은 아이를 묻으며 명복을 비는 장면 임을, 마네의 올랭피아가 그린 여인이 누구였는 지를 알려준다. 하나 하나의 그림들을 보면서 숨겨진 의미와 당시의 시대상들까지 엿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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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네덜란드의 속담들을 한 폭의 그림에 담은 '네덜란드 속담'은 그 속에 담긴 속담들을 찾아보는 '숨은 그림 찾기' 게임으로 자리를 떠나지 못하게 한다.

마지막 공간인 '생각하는 미술'은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다다이즘, 팝아트 등 다양한 세계를 보여준다. 인상깊었던 것은 '행복한 눈물'과 '큰 모자를 쓴 쟌느 에퓨른느'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유명한 그림이 아닌 새롭게 태어난 작품들이었다. 작품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한 새로운 시도에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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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장 인상깊었던 건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였다. 그 카페테라스를 그대로 옮겨와 내가 직접 카페테라스에 앉아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그림과 대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내가 그림 속에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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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미술관전, 그림이 살아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전시였다.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호기심 어린 눈으로 전시를 즐기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미술을 단편적으로만 봐왔는 지 실감할 수 있었다.

그동안 미술과 거리가 너무 멀었다면, 알지 못해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않았었다면, 아이들에게 미술 공부를 시켜주고 싶다면 '살아있는 미술관전'에 찾아가보자.

*TIP. 살아있는 미술관전 관람 안내
전시기간 : ~ 2008년 9월 22일(연중무휴)
전시장소 : 잠실종합운동장
관람시간 : 오전 10시~ 오후 7시(입장은 오후 6시까지)
요금 : 17,000원(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가족 3인 이상이 올 경우 14,000원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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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0 20:32 2008/03/10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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