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라는 특수성이 있긴 했지만, 무릇 노동은 내가 스스로 조직하는 것이었다.

자기가 자신의 노동을 잘 조직하는 것이 그 사람의 능력 중 가장 기초가 되는 척도였다. 내 노동을 조직하는 데 실패한다는 건 어딘가에 '구멍'이 났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취재)기자라는 직업을 떠났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내 노동을 스스로 조직한다는 것이 여간 힘에 부치는 일이 아니다. 조직이라는 시스템상에 있기 때문에 그것에 맞춰야한다는 것도 잘알고 있지만 그 속에서 '자율'을 찾기란 쉽지 않다.

조직 관리에는 획일성과 통제가 필요하겠지만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자율적인 노동 환경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흔히 아침형 인간과 올빼미형 인간, 최근 들어서는 새벽형 인간도 등장했다. 사람마다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이 다름을 인정하자는 말일 것이다. 이것들을 일을 할 때도 활용한다면, 스스로 노동을 조직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는 셈이 될 것이다.

보통 직장인들의 하루 일과를 훑어보자면, 9시에 출근해서 10시까지는 할 일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한다. 출근했으니 담배도 한대 피고, 동료들과 수다도 떨고, 인터넷 뉴스도 힐끔거리고, 메일 확인 등으로 한 시간여를 대충 보낸다. 10시부터 11시까지가 일에 그나마 집중하는 시간이고, 11시부터 12시까지는 배고픔과 싸우거나 점심 메뉴를 고민하느라 또 얼렁뚱땅 보내기 일쑤다. 점심을 먹었으니 1시부터는 조금 쉬었다가 1시30분이나 2시쯤 다시 업무에 집중하려 하나 쏟아지는 잠을 깨야하니 또 메신저를 하거나 인터넷 뉴스를 보거나 주식 사이트를 들락거리게 된다. 본격적인 업무는 거의 3시나 4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근무가 과연 효과적일까? 물론 모든 직장인들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자기 노동을 조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조직할 수 없는 사람들의 업무 시간은 대개 이런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조직 관리가 조금 힘들더라도 직장인들에게 자기 노동을 조직할 수 있는 여지를 조금 쥐어주는 건 어떨까 싶다. 탄력적 노동시간제처럼 시간에서부터 노동을 조직할 수도 있는 것이고, 업무에 따라서도 자기 노동을 조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위에서 아래로 업무와 달성 목표가 내려오는 획일적인 조직이 아니라 직장인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창의적으로 뭐든 만들어 내라는 성과 중심주의로 가면 실패가 따르고 말 것이다.
 
스스로 노동을 조직하면서 즐겁게 일을 하고 싶게 만드는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 무언가가 무엇이 돼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사실 잘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내 노동을 조직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나는 자꾸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열정이 넘칠 때는 내가 해야 되는 일을 훨씬 초과하는 일을 시키지 않아도 찾아했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몸 상태를 고려하면서 일을 하기도 했다. 이것이 결과론적으로는 더 효율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에너지가 넘칠 때는 내가 나서서 야근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컨디션이 저조할 때는 업무 중 시간이라도 잠시 잠깐의 휴식을 취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1시간의 휴식 이후로 2시간의 업무 효과를 보여준다면, 1시간의 휴식은 결코 쓸데없는 시간은 아니었던 것이다.

내 노동을 조직할 수 있는 환경, 불가능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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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7 16:07 2008/03/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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