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앉을 권리'에 대한 기획 기사를 준비한 적이 있었다. 결국 내 자신이 그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잡히지 않아 포기한 기사인데, 오늘 앉을 권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앉을 권리란 서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앉아서 일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등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앉을 권리를 찾아주자는 것이다.
앉는 것조차 권리 찾기를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 기본적인 권리이지만 실제 많은 노동자들이 앉지 못하고 서서 일하고 있었다. 그래서 앉을 권리 누리기란 중요한 문제였다.
우리 실생활도 돌이켜보면, 너무 당연한 일인데도 누리지 못하는 수많은 문제들이 있을 것이다.
월급을 받고 일을 하는 노동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행복하게 일 할 권리'도 있지 않나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월급쟁이가 되면, 상당 부분의 자유를 잃고 그로 인해 행복하게 일하는 것 역시 힘들어진다.
연봉 협상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협상이 아닌 통보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내 노동 가치를 판단하고 요구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다. 정당한 노동 댓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행복하게 일 할 권리를 앗아가기 마련이다. 비단 연봉 뿐만이 아니다. 업무 내용이나 야근 여부, 칼퇴근, 심지어는 의상까지 많은 부분의 제약이 따른다.
물론 회사라는 곳에 속해있는 한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걸 다 하면서 살 수는 없다. 조직에 소속돼 내 노동을 제공한다는 계약을 한 것이기에 조직의 논리에 따라야 하는 건 맞다. 문제는 그 조직의 논리·원칙과 내가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 누릴 수 있는 자유의 접점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이다.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 칼퇴근이 필요하다면, 칼퇴근을 하는 게 맞다. 회사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해 그것을 처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우리는 칼퇴근이라는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어차피 우리는 하루 8-9시간의 노동시간에 대해 합의하고 들어오지 않았던가. 그런데 회사는 우리에게 칼퇴근 하지 못하게끔 매서운 눈초리를 보내고, 심지어는 칼퇴근 하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기도 한다. 제 때 퇴근하지 못하는 건 행복하게 일하고 싶은 내 권리를 침해한다.
특히 야근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회사가 노동자에게 미안해하고, 양해를 구해야 할 일인데, 이상하게도 회사는 이를 압박한다. 초과 근무에 대해 수당을 준다는 이유 또는 회사에서 필요해서 시킨다는 데 당연히 해야지라는 논리이다. 그나마 야근 수당이라도 챙겨주면 다행이다. 야근 수당 없이 일하는 노동자들도 많다.
업무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은 직업으로 삼으면 안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는 순간 너무 많은 제약이 발생하기 때문에 즐길 수가 없다는 뜻일 것이다.
모두들 당연하게 생각하는 말이지만, 이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회사라는 곳이 내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권리를 앗아가는 곳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기에 내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자꾸 요구하고 쟁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 요구조차 할 수 없게 한다면 이 또한 행복하게 일 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조직도 결국은 구성원들이 만드는 것이다. 그 구성원들이 즐겁지 않고 행복하지 않다면 결국 조직 역시 불행한 곳이 되고 허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요구조차 하지 못하게 하거나 요구에 대해 귀를 막는다면, 그것은 행복하게 일 할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다.
회사 생활을 하니까 당연한 것이지라는 생각을 버리자. 행복하게 일 할 권리를 찾자. 자꾸 요구하고, 회사가 그 요구를 들어주게끔 하자.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만 일을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삶을 위해 즐거운 삶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일 자체도 즐겁고 행복하게 해야한다. 내가 행복하게 일 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들이 있다면 다시 되찾아야 하는 것이다. 연봉이나 고용안정에 얽매여 행복하게 일하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불행한 일이 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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