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과 그의 머리위로 떨어진 사과의 만남이라던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도회에서의 만남, 셜록 홈즈와 왓슨박사의 만남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중요한 만남은 우연하게 이뤄진다. 하지만 이건 꼭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때로는 현실이 더욱 드라마틱한 법이니까.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만류인력의 법칙이나 세익스피어의 소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나와 '비인기 종목' 이라고 불리는 아이스 하키와의 우연한 '만남' 에 관한 이야기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스포츠들이 존재하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사랑받는 스포츠는 한정돼 있다.
가령 사직구장에서 '부산 갈매기'를 열창하거나, 상암구장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는 것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만, 핸드볼이라던가, 봅슬레이, 역도, 여자 럭비 등의 경기장을 찾아다니며 열광하는 관중들의 모습은 그리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그것은 상상력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문제이고, 우리는 열광하는 관중들의 모습이 쉽게 그려지지 않는 종목들을 한데 묶어 '비인기 종목' 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비인기 종목' 의 한구석에 바로 아이스 하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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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이스 하키' 자체를 비인기 종목이라고 말하는데에는 무리가 따를지도 모른다. 아이스 하키 리그인 NHL은 미국에서 MLB, NBA, NFL과 더불어 4대 메이저 스포츠에 꼽힐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이미 100년전부터 유럽에서 선수권 대회가 열리고 있는 인기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아, 특히 대한민국에서의 아이스 하키는 처참할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게 사실이므로 비인기 종목의 범주에 넣어도 별 무리는 없을 것이다.
우연하게 보게 됐던 일본 드라마 'PRIDE'. 이 드라마를 통해 나는 아이스 하키와 처음 만나게 됐다. 너무 재미있고, 무엇보다 주인공인 남자배우가 너무 멋지다는 친구의 추천에 아무 생각 없이 보게된 드라마.

그러나 아이스 하키 선수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 드라마가 끝날 무렵 나는 잘생기고 멋진 남자배우가 아니라 하얗게 펼쳐진 빙판위를 가르며, 달리고 땀 흘리고 부딪히는 '아이스 하키' 라는 스포츠 자체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아이스하키 경기를 하지 않을까 하여 불현듯 아이스 하키에 대해 검색을 하게 됐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시안리그 정규리그가 진행 중이었고,  바로 그날 국내 단 두 곳뿐인 실업팀 안양 한라와 하이원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안양 빙상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빙판 위의 박력을 눈앞에서 느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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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생각 없이 친구를 꼬드겨 안양까지 내려가 무작정 택시를 잡아 타고 빙상장으로 향했다. 친구와 빙상장으로 향하면서 좌석이 텅 비어있으면 어쩌지하며 걱정을 했는데, 그건 괜한 것이었다. 막상 가보니 좌석은 꽉 차 있었다. 자유석을 끊은 우리는 앉지도 못한 채 사람들이 조금 적은 틈 어딘가를 파고 들어 경기를 봤다. 응원하는 팀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무조건 안양 한라팀을 응원하며, 경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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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시식', '탁', '탁', '쉬시식', '퍽', '탁'.

박력있는 그 움직임과 과격함은 귀와 눈을 모두 만족시켰다. 그 빠른 몸놀림과 '퍽'을 치는 소리는 잊을 수 없는 울림을 선사했다. TV로 봤다면 아마 그 소리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경기장의 열기와 빙상장의 냉기에 가슴은 뜨겁고, 손과 발은 꽁꽁 어는 체험도 경기장을 직접 찾기 전까지는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사실 경기의 룰도 제대로 모르고, 무엇을 봐야하는 지도 모른다. 그저 즐기며 보다보면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 게 아이스하키인 듯 하다. 다른 경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체력 소모 때문인지 선수들이 끊임없이 교체되며 경기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처음 보는 광경에 조금 신기했다.

친구와 나는 손을 맞잡고, 다음에 또 오자며 다짐을 했다. 그리고 그 땐 자유석이 아니라 특별석을 끊자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특별석은 좌석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종과 오뎅까지 준다는 안내문을 봤기 때문이다. 손발이 시려운 빙상장에 있으려니 따뜻한 정종 한 잔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빙상장에서 느끼는 '박력', 겨울을 기다리는 이유가 또 한가지 늘게 되었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이번 동계올림픽의 아이스하키도 상당히 기대가 된다. 비록 한국팀은 출전하지 못했지만 아이스하키의 종가로 불리던 캐나다를 제치고 러시아가 세계 랭킹 1위에 오름으로써 흥미진진한 대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하키 신동'이라 불리는 캐나다의 시드니 크로스비와 러시아의 '슈퍼 루키' 알렉산더 오베츠킨 등 두 국가를 대표하는 쟁쟁한 선수들이 있어 더 흥미롭운 경기를 관람할 수 있을 듯 하다.
동계올림픽의 더더욱 파워풀한 아이스하키 경기를 실컷 감상한 뒤, 3월 11일부터 열리는 아이스하키 아시안리그 플레이오프 전에도 직접 찾아가 그 '냉혹한' 열기를 누려봐야겠다.

관람팁
1. 각 팀 6명으로 편성된 선수들이 출전하고 퍽을 스틱으로 서로 빼앗으며 골에 넣는 것으로 득점이 인정된다.

2. 체력 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선수 교체는 6명 이내에서 20명의 선수 전원이 경기 중 수시로 자유롭게 할 수 있다.

3. 경기는 총 3 피리어드로 이뤄지며, 1 피리어드는 20분씩이며 15분간의 휴식 시간이 있다. 3 피리어드에도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10분 연장전을 실시, 선취 득점과 동시에 경기가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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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0 14:46 2010/02/1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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